한국 사진에서의 휴머니즘과 인간 가족전의 수용 (3) The Intersection of Humanism and the Reception of the Family of Man in 1950s Korean Photography
09/15/2021
/ 오혜리

한국 사진에서의 휴머니즘과 인간 가족전의 수용 (3)

The Intersection of Humanism and the Reception of the Family of Man in 1950s Korean Photography

 

지구촌 한 가족이라는 테마는 이데올로기적 특성을 지닌 문화적 산물로서 기능했다. 있는 그대로의 사실적 재현 매체라는 사진에 대한 일반적인 정의와 휴머니즘적 주제가 정치 문화적 패권을 확장시키는데 어떻게 일조할 수 있는지 그 잠재성을 이해하는데 좋은 문화적 예시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인간 가족전이 미국 이외에도 전 세계 수 십 개국에서 성공할 수 있었다는 사실은 그 전시의 세계적 수용해 대해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존 워커(John Walker) 가 역설 하였듯이, 어떠한 텍스트는 각기 다른 역사적 상황하에서 전달자의 의도가 그대로 전달 되기보다는 수용자의 필요에 따라 그 초점과 해석이 달라질 수 있다.(각주 1) 즉 전시의 의미가 각국의 합의된 담론 체계와 각기 다른 필요에서 다른 의미로 해석되어 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말한다. 그렇다면 한국인들에게 1950년대라는 특수한 상황하에 인간 가족전은 어떠한 의미로 수용될 수 있었던 것일까? 한국에서도 이 전시가 성공할 수 있었던 두 문화권에 공통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필요가 있었을까?   

이미 한국에서 전시가 개막되기 이전부터  다양한 매스 미디어를 통해 기획자인 에드워드 스타이켄의 이력 뿐 아니라 전시회에 대한 정보가 소개되었다. 한국에서는 기존의 미국 전시에서의 503장이 아닌 501장의 사진이 전시 되었다.(각주 2)

 

Fig.7 재건화보, “인간가족전”, 미국공보원 제 269호, 1957년 4월 16일.

미국 공보원에서 발행하는 재건화보의 인간 가족전 개막식에 관한 기사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있다.

지난 43일 미국대사 다우링씨 부처의 부축을 받아 대통령이 손수 테이푸를 끊음으로써 인간가족전 사진 전시회가 경복궁 미술관에서 개막되었다. 이것은 68개국에서 수집한 사진 200만점에서 선출 구성된 것이다. 사진은 동 전시를 서울 미국 공보원장 토마스 C.. 씨의 안내로 관람하는 대통령과 월터 다우링 대사 및 내외 귀빈들(각주 3)

사진에서 보여지는 것처럼 이승만 대통령과, 주한 미국 대사였던 월터 세실 다우링(Walter Cecil Dowling) 등이 미국 공보원장의 안내를 받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 전시에 있어 미국 공보원의 깊은 연루와 정치권에서도 관심이 대단했음을 시사하는 보도 사진이다.  

한편, 한국에서의 리얼리즘과 휴머니즘에 대한 당시의 관심은 이미 인간 가족전이 성공할 수 밖에 없는 바탕을 이루고 있었다. 휴머니즘과 리얼리즘의 연관성을 강조하면서 평론가인 윤희순은 예술이 희망, 신념, 일상의 행복을 전달해야 한다고 보았다.(각주 4) 비슷한 맥락에서 사진 평론가인 이명동은 시각 예술의 핵심은 인간적인 가치의 이해가 우선해야 하며 사진은 인간의 생활과 즐거움, 슬픔, 사랑, 미움, 가난 등의 진실된 측면을 재현할 수 있는 이상적인 매체임을 강조한다.(각주 5)

세계 1,2차 대전의 트라우마 속에서 휴머니즘과 실존주의가 인간성을 회복하는 데에 철학적 지침으로서 서양의 각종 문화 사회적인 논의의 주제가 되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한국전쟁과 남북 분단의 경험을 통한 아픈 경험을 치유할 수 있는 해결책으로써 휴머니즘은 1950년대 한국에서의 주요한 문화적 담론으로서 인간 생활과 그 현실상에 관심을 보이고 표현하는 것을  예술의 주요 임무로 인식하고 있었다.(각주 6)

Fig.8 정범태, 서울 남산, 1955, 젤라틴 실버 프린트, 사진컬렉션 지평.

신선회 멤버였던 사진가 정범태는 인간에 관한 모든 사건은 기록할 가치가 있다고 언급하였다. 그 임무를 담당하는 사진은 그러한 이미지를 통해 희망과 행복을 전달할 수 있어야 함과 더불어 사회적 합의와 동정을 이끌어 낼 수 있다고 주장한다.(각주 7) 리얼리즘 사진과 휴머니즘에 대한 공통된 인식을 바탕으로 사진가들은 인간가족전 전시가 사진이 인간성 회복에 기여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믿는다. 임응식 또한 한국 사진가들의 휴머니즘에 대한 공통된 관심을 어떻게 발전시켜야 하는지 보여주는 분명한 모범으로서 인간가족전을 평가한다.(각주 8)

 

Fig.9 손규문, 서빙고 연작 (채빙) 1958, 젤라틴 실버 프린트, 사진컬렉션 지평.

인간 가족전 이후 다큐멘터리 사진에 대한 인기가 더욱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각주 9) 각기 다른 문화권의 역사적 경험과 당위성을 바탕으로 한 휴머니즘에 대한 공통된 담론의 접합점이 미국 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인간 가족전의 성공을 가져온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끝)

1 John A. Walker, “Context as Determinant of Photographic Meaning,” in The Camerawork Essays: Context and Meaning in Photography, ed. Jessica Evans (London: Rivers Oram Press, 1997), 56.

2 누락된 2장의 사진의 자세한 사항에 대해서는 박주석 컬럼 사진살롱 38, 인간 가족전에서 사라진 사진 2”, 한국 이미지 언어 연구소 참고. http://visualanguage.org/archives/58830#

3 재건화보, 인간가족전”, 미국공보원 제 269호, 1957416일. 본문의 철자를 그대로 썼다.

4 최열, 한국현대 미술 비평사 (경기도 파주시: 청년사, 2012), 87쪽.

5 이명동 리얼리즘의 통일- 사진작가 협회 9회전을 보고, 동아일보, 1957, 1116일.

6 최열, 앞의 책, 149쪽, 154쪽.

7 임영균, 사진가와의 대화: 한국 사진을 개척한 원로 사진가 8인과의 대담 3 (서울: 눈빛 1998), 128-130쪽.

8 인간 가족전 (Family of Man)을 보고서-좌담회, 사진 문화, 19574월, 40-44쪽.

9 임영균, 앞의 책, 60쪽.

 

오혜리

Ph.D., State University of New York at Binghamton

전 Indiana University of Pennsylvania 조교수

현재 명지대학교 한국이미지언어연구소 연구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