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을 가진 기록전문가들의 노력
12/25/2019
/ 이해영

우리나라는 아직 일반인들의 기록 관리에 대한 인식도 부족할뿐더러, 기록관의 서비스도 많이 부족한 형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기록전문가들의 노력도 많이 보인다. 지역기록관이나 박물관, 도서관 등에서 다양한 역사 기록 사진들과 문서들을 활용하는 전시회들이 곳곳에서 열리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사진이나 예술품들을 전시하는 것과 달리, 기록을 활용한 전시는 그 기록의 생성 과정이라든가 배경 정보들이 다양하게 제시되는 특성들을 가지고 있다. 이런 저런 곳에서 기록을 활용한 전시회를 한다는 소식을 들으면 이용자들에게 다가가려는 노력들이 반갑다. 이러한 시도들이 기록의 중요성에 대해 더 많은 사람들이 인식할 수 있게 할 것이다. 

몇 년 전 대학기록관 기록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서비스 현황을 조사한 일이 있었다. 조사 전에는 주변에서 과연 기록관에서 서비스들이 이루어지고나 있을지, 그저 기록의 수집과 관리만 이뤄지고 있는 건 아닌가하는 걱정들이 많았다. 그러나 살펴보니 서비스를 진행하기 어려운 환경에서도 많은 전문가들이 큰 노력을 하고 있었다. 예를 들면 한 대학기록관은 대학교 앞에 아파트가 생기면서 없어지게 된 동네의 옛 사진들을 수집하여 동네 분들과 함께 사진 전시회를 열기도 하였다고 하고, 또 대학 내에서 신입생들에 대한 필수 세미나 수업 시간에 학과별로 기록관에 대한 안내를 하기도 했다. 시민들을 대상으로 기록관리에 관련된 강좌를 캠퍼스에서 진행하기도 했고, 기록을 활용한 다양한 전시회를 여러 번 진행하고 소장 기록에 기반한 출판물을 낸 대학기록관도 있었다. 이런 일들을 하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만남과 노력들이 있었을까 싶다. 참 의미 있는 활동이다. 

최근에는 증평군 기록연구사는 많은 노력을 통해 큰 국가 예산을 따서 단독 기록관을 설립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동안 지역의 역사와 지역민들의 사진 등으로 계속 전시도 하는 등 많은 노력을 했더니 좋은 성과가 있었다는 것이다. 앞으로는 증평군 전체의 다양한 발전상을 VR로 남길 예정이라고도 들었다. 이러한 결실들을 보니, 전문가들의 노력에 따른 성과들이 계속 나올 것 같아 기대가 된다. 

한 연구사가 페이스북에서 토로를 했던 내용이 인상에 남는다. 몇 년간 열심히 기관에서 일해서 인정도 받고 해서 시스템을 구축하는 예산을 받으려니, 미리 말을 좀 하지 그랬냐면서 미루자는 얘길 들어 엄청 섭섭하다는 얘기였다. 우리가 어떤 일들을 이루기 위해서는 조금씩 조금씩 그 중요성에 대해 주변에 얘기하고 낙숫물을 떨어뜨리는 일을 해야 바위가 뚫리는 것처럼 가능한 일이 많은 것 같다. 어떤 일을 한 번에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말고, 여러 관련된 사람을 만나는 기회를 자주 만들고, 조금씩 그 중요성을 얘기하여 인식을 바꾸어 나가는 방법의 일처리가 필요한 것 같다. 물론 세상엔 너무나 완고해서 생각을 바꾸기가 어려운 사람이 많지만, 꾸준히 다양하게 노력하면 조금씩 변화가 올 수 있을 것이다. 

많은 일들이 주변에서의 만류나 몰이해를 떨치고 용기를 가지고 진행한 끝에 이루어진다. 기록관에서 이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도 실제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우리가 주변에 우군을 조금씩 만들어 가면서 기록관리와 서비스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바꿔가는 노력을 하면 언젠가는 좋은 성과들이 나타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오늘도 안보이는 곳에서 열정을 가지고 노력하는 전문가들에게 응원을 보낸다.

 

이해영  (명지대학교 기록정보과학 전문대학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