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질의응답에 관하여
06/06/2019
/ 이해영

 

많은 포털 사이트에 질의응답 기능이 있으며, 많은 사람들이 이를 활용하고 있다. 뭔가 궁금한 게 있으면, 누군가가 이미 답을 해놓았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인터넷을 찾아보는데, 그 짐작은 대부분 틀리지 않는다. 물론 광고성 글이나 틀린 답들이 가끔 우리를 혼돈에 빠트리기도 하지만.. 예를 들면 네이버 지식iN 기능은 2002년 도입되었는데, 2019년 5월 현재 누적 답변수가 3억2천3백만 개가 넘는다고 나온다. 본인이 전혀 모르는 사회 구성원 누군가의 질문에 대해 적극적으로 응답하는 사람들의 참여가 이렇게 많다니 참 놀랍다는 생각을 한다.

오래 전 일이지만, 지식iN 서비스가 생기고 몇 년 후에 많은 답변을 해주는 사람들의 동기와 배경이 궁금해서 알아보고 소논문을 쓴 일이 있었다. 그 당시에 특히 답을 많이 올려서 명예의 전당에 올라간 ‘명예지식iN’들의 인터뷰를 살펴보았다. 지금은 달라졌을 수 있으나, 그 때 살펴본 결과는 명예지식iN에 20대와 30대가 많았고, 회사원과 대학생들이 가장 많았으며, 그 외에 연구원, 의사, 기자, 공무원, 교사, 시나리오 작가, 여행가이드, 서점근무자, 미용사, 응급처치 강사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었다. 그렇게 답을 많이 하게 된 동기로는, 자신이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된다는 기쁨이 크고, 자신이 알고 올린 답이 누군가에게 쓸모가 있고 도움이 된다는 것에서 오는 보람이 크다는 답이 많았다. 또한 답변을 올리고자 공부를 해서 좀 더 많은 지식을 스스로 알아가는 재미가 있다고 한 사람도 여럿 있었다. 그리고 잘못된 답을 바로잡아야겠다는 생각에서 응답을 하는 사람도 많았으며, 본인의 응답에 대해 다른 사람들로부터 감사 쪽지나 메일을 받을 때의 기쁨이 크다고 한 사람이 많았다.

많은 이들의 참여 동기를 보면, 본인이 모르는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잘못 알려지는 것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마음이 크고, 사회에 기여하는 진실되고 아름다운 마음의 산물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양한 곳에서 자원봉사를 하는 사람들이 갖는 보람과 비슷한 것이라 생각된다.

2년쯤 전에 세계적인 물리학자면서 UC Berkeley 대학의 교수인 Richard Muller씨와 개인적으로 만나서 얘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그는 ‘대통령을 위한 물리학’이라는 책의 저자이기도 하고, 130여 편 이상의 논문의 저자이면서, 노벨상을 받은 제자가 2명이 될 정도로 뛰어난 과학자인데, 본인이 Quora(https://www.quora.com/)라고 하는 질의응답 사이트에 주기적으로 답을 달고 있다고 하였다. 확인해보니 2019년 5월 현재 무려 2,346개의 응답을 단 것으로 나온다. 그는 그 중 몇 개는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응답 중 하나가 되었다고 자랑스러워하였다. 그 중 무려 6만 이상의 추천을 받은 것은 본인의 전문지식과는 관련이 없는 내용으로, 부모님이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바로 집을 나가라고 하는데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가 하는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Muller 교수는 아주 실질적인 응답을 주었다. 그 내용 일부를 살짝 소개하자면, 실질적으로 돈 벌 수 있는 일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이를 위해 가진 옷 중 가장 좋은 옷을 입고 주면 가게를 찾아가 보거나, 주변 사정을 잘 아는 우편배달부에게 물어보면 도움이 될 것이라 하고, 운전면허증을 가능하면 빨리 따야 할 것이다 하는 내용 등이 있었다. Muller 교수는 본인이 사회에 이러한 방식으로 교수나 학자로서, 또 오래 사회생활을 한 사람으로서 사회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자랑스러워하였다.

우리도 이러한 질의응답 기능을 잘 활용할 수 있으면 한다. 예를 들면, 사진 관련 사이트나 기록관리기관의 홈페이지에 관련 분야에 대한 질의응답 기능을 포함하여 전문적인 응답을 주는 것도 좋겠고, 포탈이나 관련 사이트에 올라오는 많은 질문들 중에 우리가 답할 수 있는 내용들엔 적극적으로 답을 달아 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예를 들어 사진이나 기록과 관련된 질의에 정확한 정보로 답을 달고 틀린 답을 수정해주면, 우리 분야에 대해 관심있는 사람들이 정확한 지식을 얻어갈 수 있을 뿐 아니라, 저변을 넓힐 수 있을 것이다. 물론 Muller 교수처럼 생활과 삶의 지혜에 대한 응답을 주는 것도 사람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은 물론이다.

나부터도 이제 좀 그런 역할을 시작해보고자 한다. 사실 많은 이들의 적극적인 글쓰기와 참여로, 알고 배우고 활용한 것도 많고, 인터넷 쇼핑이나 식당 선택 등 사소한 일에도 큰 도움을 받아왔는데, 나 자신은 참 그런 일을 못해왔던 것 같다. 그간 바쁘다는 핑계로 내게 주어진 역할들만 충실히 하는 것에 만족해왔던 것 같다. 이제 주변에 눈을 돌리고, 주어진 일 열심히 해왔다는 그런 위안에서 벗어나, 좀 더 적극적으로 사회에서 요구되는 작은 필요성을 지나쳐보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이해영  (명지대학교 기록정보과학 전문대학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