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의 가치와 기록관리의 중요성
04/22/2019
/ 이해영

현장의 기록전문가들을 인터뷰하고 논문을 쓴 일이 있었다. 일하면서 가장 힘든 일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가장 많은 이들이 조직에서 기록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너무 부족하다고 답했다. 본인의 윗사람까지 포함하여 직원들이 기록 관리의 필요성과 기록의 중요성에 대해 잘 이해하지 못하니, 사무실에서 생산부터 이뤄져야 하는 기록관리 절차를 성가신 일이라고 생각하고, 그 의미를 모르니 업무 진행이나 업무 협조를 받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글에서는 기록의 가치와 기록관리의 중요성에 대해 얘길 해보고자 한다.

한 조직에 업무의 과정에서 나온 기록들이 잘 남아있지 않다고 가정하면 많은 일들이 불가능하다. 예를 들면 기관의 인적, 물적, 지적 자산에 대한 기록이 없다면 지금까지 해 온 일들을 어떻게 증명하고 확인을 해줄 수 있을 것이며, 문제가 생긴 건물이나 다리 등도 설계도 등의 기록이 없다면 어떻게 문제 파악을 하고 보수를 할 수 있을 것인가? 사실 기록관리가 잘 안되는 기관에서는 앞서 비슷한 업무를 했던 전임자나 사업에서 무슨 일을 어떻게 했던지 몰라 같은 일을 반복하거나 시간을 엄청 낭비하고 다시 같은 일에 노력을 기울이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또 숭례문이 불타고도 기록이 없었다면 다시 복원할 수가 없었음은 자명한 일이다. 경주 황룡사가 터만 남아있는 것도 기록이 없어서 복원이 불가능해서인 것이다. 만약 의료기록이 남아있지 않다면 이전의 병에 대한 이력들을 알 수가 없어서 중요한 증상을 놓쳐 목숨이 위험할 수도 것이다.

그러나 현장 사진이나 기록 하나가 남아서 소송에서 이기기도 하고, 기록이 없어져서 불필요한 비용을 내게 되는 일도 있다. 유공자로 지정되어 국가로부터 혜택을 받는 사람들도 기록이 있어서 증빙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비슷한 시기의 비슷한 내용에 대한 특허가 신청되었다면, 기록을 통해 미리 그 일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어 왔음을 증명하면 유리해 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록 관리가 제대로 안되어 있어서 실제 많은 기업들은 해외에서 여러 가지 소송에서 기록을 제출하지 못해 지는 일도 많다고 한다. 해외의 여러나라가 엄격한 기록관리를 요구하고, 그에 근거한 기록을 제출할 것을 요구하는 법령이나 규정들을 마련하고 있는 까닭이다. 많은 기관의 실무자들은 다른 사람의 서랍이나 캐비넷에서 또는 PC 폴더에서 기록을 찾아 헤매는 데에 시간을 많이 낭비하고 있고, 제대로 요구에 대응을 못하고 있다. 화이트 컬러 직장인들이 중요한 정보를 찾는 데에 전체 시간의 30프로 이상을 쓴다는 연구결과도 있었다. 그 중요한 정보가 업무나 관련 업무의 성과인 기록 속에 남아 있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이런 기록 관리의 중요성을 조직이나 사회 구성원들이 인식하게 하여, 기록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공공기관 뿐 아니라 각종 단체나 민간기업도 마찬가지이다.

한 기업에서 기록관리가 시스템으로 잘 검색할 수 있게 되면서, 기록의 이용률이 10배 이상 늘더라는 얘길 들은 일이 있다. 그만큼 업무 효율성도 높아질 것이다. 기록관리 표준에서는 기록을 기관의 자산으로 다루라고 한다. 그만큼 기록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또 지식관리 분야에서도 업무 성과물을 잘 정리하고 활용하도록 함으로써, 업무를 수행하는 사람들이 쌓은 지식들이 관련 업무를 하는 사람들에게 큰 도움이 됨을 얘기하고 있다. 기록을 관리함으로써 얻는 편익이 기록을 못 찾고 확인할 수 없어서 얻는 불편에 비해 큰데, 많은 조직에서 이를 깨닫지 못하고 기록을 방치해 두고 있다. 많은 기관과 단체, 기업에서 기록관리의 중요성을 깨닫고 기록관리를 잘 하는 것이 필요함을 인식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기록관리 전문가들의 역할이 크다. 함께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하겠다.

 

이해영  (명지대학교 기록정보과학 전문대학원 교수)